개미가 데이터를 나르는 중입니다…
단기 신호 여덟 가지를 같은 잣대로 재고 남은 것
이 글은 무엇이 되는지가 아니라 무엇이 안 되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하루 동안 한국 시장의 단기 신호 여덟 가지를 같은 잣대로 쟀습니다. 여덟 중 일곱이 어딘가에서 무너졌는데, 무너지는 자리가 놀랄 만큼 비슷했습니다.
| 무엇을 쟀나 | 처음 본 숫자 | 제대로 재면 | 무너진 자리 |
|---|---|---|---|
| 간밤 미국 지수 -> 다음날 방향 | 갭 +1.944% | 시가후 -0.126% | 갭에서 끝남 |
| 전날 거래대금 급증 -> 다음날 | 갭 +1.199% | 시가후 -0.339% | 갭에서 끝남 |
| 급증 다음날 돌파 따라가기 | t 5.99 | 1틱에 앞 구간 음수 | 체결 비용 |
| 순간 급락 되돌림 받기 | t 51.08 | 전 조합 마이너스 | 측정 오류 |
| 호가 대신 지정가로 물러서기 | ETF +0.088% | 개별주 -1.374% | 종목마다 반대 |
| 손절 없이 목표만 정해 기다리기 | 승률 98.7% | 역방향은 누적 -42.5% | 손실을 미룬 것 |
| 지수 상장지수펀드 반복 스윙 | t 2.60 | 앞 절반 -0.105% | 구간 불일치 |
| 저평가 점수로 종목 고르기 | - | 무작위와 -0.019%p | 차이 없음 |
종가끼리 비교하면 하루가 한 덩어리로 보입니다. 실제로는 두 조각입니다. 장이 열리는 순간 이미 벌어져 있는 갭과, 그 뒤로 이어지는 시가후입니다. 연동이 갭에서 끝나는지 장중에도 남는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 종가 기준 숫자만 보면 둘이 섞여 보이지 않습니다.
| 언제 | 표본 | 갭 (개장 순간) | 시가후 (개장 뒤) |
|---|---|---|---|
간밤 미국 반도체 지수가 크게 내린 날 역방향 상장지수펀드로 잰 다음 거래일 | 68일 | +1.944% | -0.126% |
전날 거래대금이 20일 평균의 10배를 넘은 종목 다음 거래일, 국내 795종목 | 8,842일 | +1.199% | -0.339% |
구간을 잘게 나누면 더 분명해집니다. 아래는 전날 거래대금이 평소의 몇 배였는지에 따라 다음 거래일을 가른 것입니다.
| 전날 거래대금 | 표본 | 갭 | 시가후 |
|---|---|---|---|
| 1배 미만 | 690,955 | +0.221% | -0.061% |
| 1~1.5배 | 171,311 | +0.178% | -0.030% |
| 1.5~2배 | 61,779 | +0.226% | -0.046% |
| 2~3배 | 43,018 | +0.331% | -0.110% |
| 3~5배 | 23,395 | +0.515% | -0.142% |
| 5~10배 | 12,679 | +0.535% | -0.234% |
| 10배 이상 | 8,842 | +1.199% | -0.339% |
갭 열은 순서대로 늘어서고, 시가후 열은 반대로 늘어섭니다. 거래대금이 많이 튈수록 다음날 더 높게 열리고, 열린 뒤에는 더 많이 되밀립니다. 정보가 개장 호가에 이미 반영돼 있고, 그것도 과하게 반영된다는 뜻입니다.
이는 관계가 가짜여서가 아니라 진짜이고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간밤 미국장도 전날 거래대금도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볼 수 있는 정보는 값에 먼저 들어갑니다.
비용을 이야기할 때 흔히 수수료와 세금만 셉니다. 그런데 국내 주식은 호가가 정해진 단위로만 움직이고, 그 한 칸의 크기가 가격대마다 다릅니다. 값이 쌀수록 한 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집니다.
| 대상 | 호가 한 칸 | 한 칸 비중 | 왕복 수수료·세금 | 비교 |
|---|---|---|---|---|
| 지수 상장지수펀드 (4만원대) | 5원 | 0.0125% | 0.024% | 왕복 2칸 0.025% |
| 역방향 상장지수펀드 (1천원대) | 1원 | 0.0940% | 0.024% | 왕복 2칸 0.188% |
| 개별주 (9천원대) | 10원 | 0.1100% | 0.2084% | 왕복 2칸 0.220% |
| 개별주 (2천5백원대) | 5원 | 0.1980% | 0.2084% | 왕복 2칸 0.396% |
2천5백원짜리 종목은 호가 두 칸이 왕복 수수료·세금의 두 배입니다. 값이 움직이는 방향을 맞혔어도 사고파는 자리를 한 칸씩 손해 보면 그것만으로 우위가 사라집니다. 실제로 어떤 신호는 한 칸만 불리하게 잡아도 부호가 뒤집혔습니다.
그리고 물러선다고 나아지지도 않았습니다. 값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유리한 자리에서 사는 방식은 계속 떨어지는 종목일수록 잘 채워집니다. 물러설수록 나쁜 것만 골라 사게 되는 셈입니다. 다만 상장지수펀드에서는 반대였습니다. 같은 규칙이 대상에 따라 정반대로 작동했고, 한쪽 결과를 다른 쪽에 옮기면 틀립니다.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던 것은 신호가 아니라 측정이었습니다. 같은 데이터로 같은 규칙을 재는데도, 어떻게 재느냐에 따라 결론이 뒤집혔습니다.
급락한 1분봉의 저가에 사서 이후 10분 최고가에 판다고 계산했다. 양쪽 다 극값이라 전략이 아니라 봉의 변동폭을 잰 셈이다. 가격을 봉을 보기 전에 정한 지정가로 바꾸자 12개 조합이 전부 마이너스가 됐다.
하루에 50종목을 20일씩 들면 같은 시장 국면을 수십 번 겹쳐 센다. 20거래일에 한 번만 진입해 서로 겹치지 않게 하면 t 가 4분의 1로 줄었다. 부호와 크기는 유지됐다 — 신호가 가짜였던 게 아니라 확신의 정도가 과장됐다.
표본 구간의 시장이 올랐다. 무작위로 고른 50종목을 같은 규칙으로 굴려도 +0.614% 가 나온다. 절대 수익의 87% 는 시장이 준 것이고, 선정 기준의 순수 기여는 8분의 1이다.
미국 증시의 하루는 날짜 라벨이 시작일 기준이라, 8월 19일 미국장은 한국 시간 8월 20일 새벽 5시에 끝난다. 같은 날짜끼리 붙이면 아직 열리지 않은 장으로 이미 끝난 장을 맞히는 계산이 된다. 바로잡자 연동은 오히려 뚜렷해졌다(상관 0.176 -> 0.392).
통계량이 지나치게 크면 발견이 아니라 오류의 신호입니다. 51이라는 값이 나왔을 때 그것은 대단한 규칙을 찾은 것이 아니라, 살 수 없는 가격에 사고 팔 수 없는 가격에 판다고 계산했다는 뜻이었습니다.
여덟 중 하나가 모든 검사를 통과했습니다. 다만 그 하나도 처음 본 숫자보다 훨씬 얇았습니다. 겹침을 제거하니 통계량이 4분의 1로 줄었고, 무작위로 고른 종목과 비교하니 순수 기여가 8분의 1이었습니다. 나머지는 그 기간 시장이 오른 몫이었습니다.
여기서 얻은 것은 규칙이 아니라 검사 목록입니다. 하루를 갭과 그 뒤로 갈라 볼 것. 호가 한 칸을 불리하게 밀어 볼 것. 무작위 대조군을 옆에 둘 것. 표본이 겹치지 않는지 볼 것. 날짜를 어느 쪽에 붙였는지 볼 것. 이 다섯을 통과하지 못하는 숫자는, 커 보여도 아직 아무것도 말하지 않습니다.